사례분석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

관리자 2026. 4. 27.
총 투자금
약 $40M
투자 단계
시리즈 A / 브릿지
현재 상태
파산
핵심 키워드 배양육 기술의 상업화 타임라인 오판. 대량 생산 전 런웨이 소진. 2022~2024년 대체 단백질 투자 시장 급랭으로 후속 자금 조달 실패.

타임라인

2019 추정: 설립
2021~2022: 시리즈A 유치 ($40M 누적)
2022~2024: 대체 단백질 시장 투자 급랭
2024.06: 상업화 전 자금 소진 및 공식 폐업 선언

위기

① 배양육 시장 투자 사이클 급랭 — 타이밍 오판
② 대량 생산 및 가격 경쟁력 확보 전 런웨이 소진
③ 규제 승인 및 소비자 수용성 확보 지연

일대기

프롤로그

1988년 출간된 SF 소설 <플레이어 오브 게임스(The Player of Games)>. 이언 M. 뱅크스(Iain M. Banks)가 쓴 이 작품 속에는 동물을 도살하지 않고 세포를 배양해 만든 고기가 등장한다. 조슈아 마치(Joshua March)가 이 소설을 읽은 것은 창업하기 거의 15년 전이었다. 그러나 그 한 줄의 묘사는 그의 뇌리에 박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았다.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라는 이름 자체가 이 출발점을 반영한다. 회사 공식 FAQ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의 공동창업자 CEO 조슈아 마치는 동물 없이 고기를 키운다는 개념을 SF 소설 <플레이어 오브 게임스>를 통해 처음 접했다. 그 책을 읽고 난 뒤 배양 소고기가 소고기에 대한 세계의 증가하는 수요와, 공장식 축산에 따른 수많은 문제들 모두를 해결할 답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회사는 2019년 캘리포니아 샌 레안드로(San Leandro)에서 조용히 시작됐다. a16z(앤드리슨 호로위츠)가 이끄는 $22M(한화 약 330억 원) 시리즈 A를 포함해 총 $40M(한화 약 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영국의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엔젤 투자자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2023년에는 산업 최초로 500리터 바이오리액터에서 무혈청 배지를 활용한 배양 성공을 선언했다.

그러나 2024년 6월, 자금이 바닥났다. 상업화 직전까지 왔지만 다음 투자 라운드를 열지 못한 채 문을 닫아야 했다. 이 글에서는 SF 소설 한 줄에서 시작된 꿈이 어떻게 업계 최고의 기술적 성과를 이루고도 시장의 벽 앞에 멈춰 섰는지를 추적한다.

창업: 15년의 집착, 그리고 완벽한 공동창업자를 만난 순간

“연쇄 창업가가 배양육에 빠진 이유”

조슈아 마치는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 창업 이전에도 이미 성공한 연쇄 창업가였다. 소셜 미디어 기반 고객 서비스 플랫폼 Conversocial을 공동 창업해 $5,000만 달러에 Verint에 매각했으며, 이전에도 iPlatform이라는 회사를 이끈 바 있다.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는 그의 네 번째 회사였다.

그가 배양육으로 방향을 튼 것은 수익성 때문이 아니었다.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 인터뷰에서 그는 배양육에 대한 집착을 이렇게 표현했다. 소설을 읽은 뒤부터 배양육은 반드시 일어나야 할 일이라고 느꼈다. 분명히 어려운 문제다.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다는 생각도 드는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돈이 동기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치에게는 한 가지 중요한 인식이 있었다. 수년간 배양육 업계를 관찰하며 비용과 규모 확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AgFunderNews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회고했다.

“업계에서 들려오는 문제 해결 방식에 솔직히 환멸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배양육이 성공하려면 전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확신이 강해졌어요. 바로 그것이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 창업과 오늘의 전략으로 이어졌습니다.”

“완벽한 파트너: 카샤 고라 박사와의 만남”

마치가 ‘다른 접근법’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딱 한 사람이었다.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 전문가였다. 그 사람이 바로 카샤 고라(Dr. Kasia Gora) 박사였다. CalTech과 MIT에서 훈련받은 고라 박사는 합성생물학 기업 Zymergen에서 고처리량(High-Throughput) 세포 공학 플랫폼을 구축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AgFunderNews 인터뷰에서 마치는 그녀와의 만남을 창업의 결정적 전환점으로 꼽았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공동창업자 카샤 고라 박사를 만났을 때였습니다. 그녀는 CRISPR과 다른 유전공학 기술을 활용해 대규모·저비용으로 재배 가능한 식용 소고기 세포주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가져왔어요. 우리는 그것이 배양육을 실질적인 상업적 현실로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근본적인 열쇠라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출처: AgFunderNews, Joshua March CEO 인터뷰

두 사람은 2019년 Artemys Foods라는 이름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초기 공동창업자로는 제시카 크리거(Dr. Jessica Krieger) 박사도 있었으나 창업 이듬해 퇴사했고, 고라 박사가 2020년 공동창업자 겸 CTO로 합류하면서 현재의 양 날개 체제가 완성됐다.

“전략의 출발점: 왜 ‘하이브리드’인가”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의 핵심 전략은 처음부터 ‘하이브리드’였다. 100% 배양육 버거를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 배양 소고기 세포를 전체 버거의 10%만 사용하고 나머지 90%는 콩 단백질 등 식물성 재료로 채우는 방식이었다. 이 선택은 전략적 판단이었다. 마치는 Green Quee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100% 배양육 개발에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지만, 하이브리드 제품은 지금 당장 가능합니다. 식물성 고기와 일반 고기를 섞은 블렌드 제품은 개념상으로는 훌륭하지만, 음식을 구매하는 것은 매우 감성적인 결정입니다.”

출처: Green Queen, Joshua March CEO 인터뷰 (2023.11.17)

그 이유는 명확했다. 고기 대체품을 먹는 행위에는 ‘어떤 동물도 죽이지 않았다’는 감정적 만족감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식물성 성분에 일반 고기를 섞은 블렌드 제품은 이 감정적 만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반면 실제 배양 소고기 세포를 사용하면 진짜 소고기의 맛과 향을 내면서도, 동물 도살 없이 만들었다는 감정적 가치를 함께 제공할 수 있다.

비용 측면에서도 합리적이었다. 버거 한 개를 100% 배양육으로 만드는 것은 2013년 기준 $330,000(한화 약 4억 9,500만 원)이었다. 10%만 사용하면 비용은 1/10 이하로 줄어든다. 거기에 CRISPR 기술로 세포주 생산 비용을 추가로 낮추면 상업화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이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의 계산이었다.

기술과 투자: CRISPR과 a16z의 결합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만의 무기: CRISPR 기반 합성생물학 플랫폼”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를 경쟁사와 구분하는 핵심은 CRISPR 기술의 적용이었다. 업계에서 152개의 배양육 스타트업 중 CRISPR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활용한 곳은 사실상 사이파이(SCiFi)가 유일했다.

고라 박사는 Fast Company와의 인터뷰에서 기술 원리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합성생물학적 접근 방식으로 확장 가능한 소고기 세포주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핵심은 빠른 프로토타이핑을 가능하게 하는 엔지니어링 사이클이에요. 가장 우수한 세포주가 다음 라운드의 변형을 위한 재료가 됩니다.”

출처: Fast Company, Dr. Kasia Gora CTO 인터뷰 (2023.01)

이 플랫폼을 통해 사이파이(SCiFi)는 한 달에 수백 개의 세포주를 생성하며 끊임없이 실험하고 개선할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기술적 목표는 ‘무혈청 배지(Serum-Free Media)’에서의 배양이었다. 기존 배양육 생산은 소 태아 혈청(FBS)을 배양 배지로 사용했는데, 이는 고가일 뿐 아니라 윤리적 문제도 있었다. 사이파이(SCiFi)는 혈청 없이 표준 교반 탱크 바이오리액터에서 세포를 단일 부유 상태로 배양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또한 마치는 Fast Company 인터뷰에서 ‘버거 한 개당 상업적 규모에서 $1(한화 약 1,500원)의 비용’을 목표로 제시하며, 이것이 CRISPR을 통한 반복적 세포주 개선으로 달성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출처: Fast Company, 2023.01)

“2022년 시리즈 A: a16z의 $22M(한화 약 330억 원) 투자”

2022년 6월,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 당시 Artemys Foods에서 리브랜딩 직후)는 $22M(한화 약 33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발표했다. a16z가 리드했으며 Valor Siren Ventures, Entree Capital, BoxGroup, Prelude Ventures가 함께 참여했다. 이 라운드로 누적 투자액은 $29M(한화 약 435억 원)에 달했다.

a16z의 파트너 비제이 판데(Vijay Pande)가 이 투자를 이끌었다. 그는 투자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맛있는 버거를 좋아하지만, 기후 변화와 환경·사회적 결과에 기여하지 않으면서 고기를 즐기고 싶어 합니다.”

출처: yahoo.com, Vijay Pande (a16z 파트너) 발언 인용 (2022.06.08)

이 투자 유치 이전에 이미 눈에 띄는 앤젤 투자자들이 포함돼 있었다. 영국의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SCiFi Foods에 투자했다고 알려지며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리브랜딩과 파일럿 플랜트 개소”

2022년 시리즈 A 시점에 회사는 ‘Artemys Foods’에서 ‘SCiFi Foods’로 공식 리브랜딩했다. 이름의 변화는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었다. ‘우리의 제품은 공상과학이 현실이 되는 미래’라는 메시지를 브랜드 자체에 담겠다는 의도였다. 회사 홈페이지의 슬로건 ‘SCiFi Foods is not the future we fear. It’s the future we dream of(SCiFi Foods는 우리가 두려워하는 미래가 아니라 우리가 꿈꾸는 미래입니다)’가 이를 잘 표현한다.

같은 해 마치와 고라 박사는 Reducetarian Foundation과의 인터뷰에서 파일럿 플랜트 착공 소식도 전했다.

우리는 현재 이스트 베이(East Bay)에 파일럿 플랜트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이 시설을 통해 규제 승인 절차를 밟고 첫 번째 배양 소고기 제품의 상업화를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무척 흥분되는 일이고,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게 표준 교반 탱크 바이오리액터에서 확장 가능한 소고기 세포주 개발을 달려온 지난 몇 년간의 결실입니다.”

출처: Reducetarian Foundation, Joshua March CEO 인터뷰 (2023.04.13)

2023년 말,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는 캘리포니아 산 레안드로에 1만 6,000평방피트(약 1,490㎡) 규모의 파일럿 플랜트를 완공하고, 500리터 바이오리액터에서 무혈청 단일 세포 부유 공정으로 소고기 세포 배양에 성공했다. 이 성과는 업계 최초라고 선언됐다. 미시간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 식품가공혁신센터와 파트너십도 체결해 하이브리드 버거의 확장성 검증에 나섰다.

시장의 겨울: 배양육 투자 급랭과 런웨이의 고갈

“2021~2023: 배양육 시장 투자 75% 급락”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가 파일럿 플랜트를 완공하고 기술적 성취를 쌓아가던 바로 그 시기, 배양육 투자 시장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Good Food Institute(GFI)의 데이터에 따르면 배양육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2022년의 정점 이후 2023년에 무려 75%나 급락했다. 같은 기간 식품 기술 전체 투자도 61% 감소했고, 대체 단백질 분야 투자는 44% 줄어 $16억(한화 약 2조 4,0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4년 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2024년 1분기에 배양육 섹터가 유치한 투자금은 2023년 전체 투자액($2억 2,600만, 한화 약 3,390억 원)의 단 5%에 그쳤다. VC들 사이에서는 배양육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 회피(General Risk Aversion)’ 심리가 팽배했다.

ProVeg Incubator의 알브레히트 볼프마이어(Albrecht Wolfmeyer) 디렉터는 Green Queen에 이렇게 진단했다.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통합과 조정의 국면에 있습니다. 벤처 캐피탈이 너무 희소해진 상황에서 자금 조달과 실사 과정은 극도로 오래 걸리고, 특히 리드 투자자를 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더 많은 기업들이 쓰러지는 것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출처: Green Queen, Albrecht Wolfmeyer (ProVeg Incubator 디렉터) 발언 (2024.06)

“기술적 성취와 시장의 괴리”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의 딜레마는 기술적으로는 앞서 나가면서도, 그 기술을 상업화할 자본을 더 이상 조달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었다. 배양육 스타트업들은 공통적으로 거대한 캐즘을 넘어야 했다. 연구실 수준의 성과→파일럿 규모 생산→상업적 규모 생산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가 막대한 CAPEX(자본 지출)를 요구했다.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는 파일럿 단계까지 도달했다. 500리터 바이오리액터 성공, FDA 검토 서류 제출, 2025년 시장 출시 계획까지 수립돼 있었다. 그러나 상업적 규모의 생산 시설 구축에는 훨씬 더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바로 그 다음 단계를 위한 투자를 유치하지 못한 것이다.

“규제 장벽: FDA 승인의 높은 벽”

배양육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려면 FDA와 USDA의 공동 승인을 받아야 한다. 2023년 기준으로 미국 내 배양육 판매 허가를 받은 기업은 업사이드 푸드(UPSIDE Foods)와 잇 저스트(Eat JUST) 단 두 곳뿐이었다.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는 FDA에 검토 서류를 제출한 상태였지만, 승인 절차가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었다. 규제 일정의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에게 ‘언제 수익이 날지 모른다’는 신호였다.

더불어 소비자 수용성 문제도 있었다. GFI 설문에 따르면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배양육을 시도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미국인은 45%였다. 절반 이상은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실험실에서 키운 고기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을 넘어서기 위한 마케팅과 교육 비용도 상업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의 일부였다.

런웨이의 마지막, 그리고 ‘우아한 종료’

“인력 감축: 돌이켜보면 너무 늦었던 결단”

자금 압박이 심해지자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는 두 차례에 걸쳐 인력을 감축했다. 폐업 약 1년 전에 전체 직원의 10~15%를 줄이는 1차 감축을 단행했고, 폐업 6개월 전에는 추가로 50%를 줄였다. 그러나 마치와 고라 박사는 훗날 AgFunderNews와의 인터뷰에서 이 결정이 오히려 늦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더 깊은 인원 감축을 더 일찍 했더라면 같은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런웨이를 몇 달 더 연장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단계적인 소규모 감축보다는 한 번의 큰 결단이 나았을 것입니다.”

출처: AgFunderNews, Joshua March & Dr. Kasia Gora 인터뷰 (2025.01.08)

“M&A 시도: 4개월은 너무 짧았다”

인력 감축으로도 자금 소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는 다음으로 M&A(인수합병) 프로세스를 통한 돌파구를 모색했다. 그러나 이 역시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 마치와 고라 박사는 AgFunderNews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돌이켜보면 M&A 프로세스를 더 일찍 시작했어야 했습니다. 우리에게는 프로세스를 진행할 시간이 4개월밖에 없었는데, 이것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자금 조달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이 설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야 공식적으로 프로세스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상적으로는 자금 조달과 M&A 프로세스를 동시에 병행했어야 했습니다. 투자자 소통 측면에서 실행하기가 훨씬 어려웠겠지만, 더 나은 결과를 냈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출처: AgFunderNews, Joshua March & Dr. Kasia Gora 인터뷰 (2025.01.08)

그 4개월 동안 자산 매각을 대행할 자문사를 선임하고 인수 후보를 찾았지만 결국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했다. 마치는 폐업을 공식 발표할 당시 AgFunderNews에 이렇게 말했다. ‘자금 조달 시장의 어려움을 감안해 매각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위해 자문사를 선임했습니다. 프로세스의 특성상 이 이상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2024년 6월: 문을 닫다”

2024년 6월,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는 공식적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총 투자액 $40M(한화 약 600억 원), 파일럿 플랜트, 500리터 바이오리액터 성공, FDA 검토 서류 제출이라는 성과물을 남긴 채였다. 자금이 소진됐고, 다음 라운드를 열 수 없었으며, M&A도 성사되지 않았다.

Edible Planet Ventures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인 소고기 세포주(8개)와 무혈청 성장 배지(2종)는 GFI(Good Food Institute)가 낙찰받아 터프츠 대학교(Tufts University) 세포농업센터(TUCCA)에 이관됐다. 이 세포주들은 이제 전 세계 연구자들이 무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공개 자원이 됐다. 터프츠 대학교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입찰자가 나타날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SCiFi의 기술이 어딘가의 창고에 잠겨버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에필로그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가 남긴 것들’

딥테크는 투자 사이클보다 길다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가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딥테크의 시간’과 ‘벤처 투자의 시간’ 사이의 간극이었다. 배양육 기술이 상업적 규모로 발전하려면 최소 5~10년의 R&D 기간과 대규모 CAPEX가 필요하다. 그러나 벤처 투자의 기대 회수 기간은 보통 5~7년이다. 2021~2022년 대체 단백질 붐 당시 유입된 자본은 이 장기적 현실을 과소평가했다. 붐이 꺾이자 투자자들은 빠르게 빠져나갔고, 정작 기술이 가장 중요한 시험대에 오를 순간에 자본이 사라졌다.

M&A와 자금 조달은 동시에 병행해야 한다

마치와 고라 박사가 훗날 인터뷰에서 가장 강조한 교훈이다. ‘자금 조달이 실패할 것 같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M&A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판단은 치명적 실수였다. M&A 협상에는 통상 6~12개월이 필요하다. 4개월의 런웨이로는 어떤 협상도 마무리할 수 없었다. 딥테크 스타트업은 어려운 시기가 오기 전에 M&A를 포함한 모든 출구 전략을 미리 가동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결론이었다.

인력 감축의 타이밍

단계적 소규모 감축보다는 한 번의 과감한 감축이 런웨이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교훈도 남겼다.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처럼 10~15% 감축 후 50% 추가 감축을 하는 방식은 두 번의 충격을 주면서도 런웨이 연장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마치와 고라 박사는 이를 ‘실수’라고 직접 인정했다.

실패한 기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가 남긴 가장 특별한 유산은 역설적이게도 폐업 이후에 완성됐다. GFI와 터프츠 대학교가 세포주와 배지 기술을 공개 자원으로 전환함으로써, SCiFi가 수년간 투자해 이룬 기술적 성과가 전 세계 연구자들의 공동 자산이 됐다. GFI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공개 접근 방식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참여하도록 초대하고, 모두에게 더 나은 출발점을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더 많은 성공자를 낳을 수 있습니다.’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의 이야기는 아이디어의 실패가 아니었다. 기술은 실제로 작동했고, 제품은 목표에 근접했으며, 팀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딥테크 혁신이 필요로 하는 긴 호흡과, 벤처 자본의 사이클적 투자 패턴이 불일치할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마치가 15년을 품어온 SF 소설 속 한 문장의 꿈은, 지금 터프츠 대학교의 냉동고 속에서 다음 주자를 기다리고 있다.

[참고자료]

AgFunderNews, ‘Meet the Founder: How SCiFi Foods’ Joshua March went from sci-fi novels to cultivated meat CEO’ (2022)

AgFunderNews, ‘BREAKING: Cultivated meat co SCiFi Foods closes up shop, appoints firm to run sales process’ (2024.06)

AgFunderNews, ‘Under six months of runway and no term sheet? SCiFi Foods’ guide to a graceful exit’ (2025.01.08)

Fast Company, ‘The first CRISPR gene-edited meat is coming — and this is the CEO making sci-fi a reality’ (2023.01)

Green Queen, ‘SciFi Foods CEO on Cultivated-Plant Hybrid Meat’ (2023.11.17)

Green Queen, ‘Hybrid Meat Startup SciFi Foods Shuts Amid Fundraising Challenges’ (2024.06)

yahoo.com, ‘Andreessen Horowitz backs SCiFi Foods as it develops cell-cultivated, plant-based burger’ (2022.06.08)

SCiFi Foods 공식 FAQ (https://scififoods.com/faq)

Reducetarian Foundation, ‘Interview with Joshua March, SCiFi Foods’ (2023.04.13)

Helix by Sowmy VJ, ‘The Rise and Fall of SCiFi Foods’ (2024.07.08)

Hoodline, ‘San Leandro’s SCiFi Foods Closes Down’ (2024.06)

Cultivated-X, ‘SCiFi Foods Ceases Operations Amid Funding Challenges’ (2024.06)

Edible Planet Ventures, ‘From Loss to Legacy: How GFI and Tufts Are Turning SciFi Foods’ Cell Lines into a Public Good’ (2025.10.20)

Food Processing, ‘Cultivated Beef Developer SCiFi Foods Shuts Down’ (2024.06)

Green Queen, ‘Alternative Protein Funding Down by 20% in 2025’ (20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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